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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ry by Dr. Sung Kyu Henry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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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s some poetry by my father. Hope you enjoy it!

눈 길 위에서

어디서 부터
사뭇 달리어온 길이 길이기에
이렇게 주춤 하고 돌아 봅니까?

마구 번개가 치고
천둥이라도 울었으면 하겠느네
까마귀들도 뿔뿔이 헤어진 들가에
어디로 가라고
눈 보라는 이리도 흩날립니까?

한줄기 자죽
노루의 발자취인냥 까물거리고
갈 길은 멀어 어둠은 닥쳐오는데
젖어 오는 추회
짐짓 가슴이 메어

복받처 목놓아 부르는 송아지 처럼
내 아득한 바램 있어
헤매어 왔어도
그리운 손길이여
어느 먼 그곳에 머므나이까?

난 이제 그리움도 약속도
다- 잊으려는데
그래도 마음 깊이 간직한
마지막 기도가 있다고—

아스라이 하늘
눈발 위에 저무는데
고요이 엎드려 먼 곳의 소식 귀 기울이면
희미한 눈발 저- 건너에서
은은한 종소리 울려 옵니다.

가을 날에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세어보라
세어보라
세어보라

봄부터 보내주신
꽃들과 새들과 과일들의
색과 향기와 맛들을
다-새어 볼수는 없읍니다.

많은 이웃과의 만남에서
보내주신 사랑과 위로를
다 세어 볼수는 없읍니다.

멀리서 메주 쑤는 냄새라도
풍겨 올것 같은 가을 오후—

고운 빛과 몸짓으로
날라와 앉은 낙옆 위를 걷는건
큰 감사와 기쁨 입니다.

삶이 연습이였던 세월은 다 갔지만
이제라도 헤어짐을 연습하며
익숙해져야 하겠읍니다.

한해동안
했어야 할말들과
않 했어야 할 말들을
세어보라 합니다.

진심으로 땀흘리며 살다
당신 앞에 돌아 갈 날이
몇일이나 남았나
세어 보라 합니다

꺼저가는 모닥불에
마지막 달력을 태우고
꽃침대에 마지막 누울때
“잘가게”하고 보내줄 친구가
몇이나 있나 세어보라 합니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세어보라
세어보라
세어보라.

한해를 보내며

모든걸 훌쩍 보내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목숨을 건 아픔으로
나의 삶을 여신 어머님의 사랑은
얼마나 큰 것이였나.

오늘도 기다리시며
돌아오라 이르시는 주의 사랑은
언제까지나 넘치실까.

바쁘단 핑계로
대강 보고 듣고 느끼다 보니
해처온 길은 보이지 않고
문듯 해지는 들녘에 볼로선 마음—

사랑하리라 감사하리라 다짐은 했지만
사랑은 깗고 무관심은 길고
감사는 짧고 불만은 길고
이제 연습할 시간은 없는데
다가오는 마지막 증언의 시간

함께 아프지 않고
서글프지 않고 외롭지 않은것 미안해지고
갚을길 없는 사랑의 빚만
해마다 쌓여 가는데.

봄눈 녹는날
모란의 새순 돋는날 까지
그 사랑으로 오래 참아 주시면

난 다시 다짐 하리라
어린 아이의 눈빛으로 당신을 찾으리라
꽃이파리 한잎 까지 눈여겨 보며
쉰목 소리로 노래하리라.

이웃과 형제에게
구원의 기쁨을 전하리라
영원한 삶을 전하리라
다시 한번 반가운 인사를 나누리라.

그리고 오래 오래 기억 하리
한해가 훌쩍 지내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를——–.

석별의 날에

오십고개 넘어 서면서
누구나 한번 쯤은 죽음을 생각했지

몇해 더 사나 덜 사나
별 사이에 흐르는 영원에 비하면
가을날 낙엽지는 순서의 차이

오늘 여기
긴 나그네길 마치고
생명 시냇가 안개 넘어서
사라저간 그대 그리며 슬픔에 젓네

숲 사이로 숲 사이로 헤매다 보니
다시 그곳에 와 있드시
산다는건 채 바퀴 도는것
이제는 손 놓고
평안히 즐길 때인가 했는데

이제 더 슬픔도 없고 눈물도 없고
더는 늙지도 읺는체
그대가 우리를
내일이란 세월로 떠 보내는 건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아끼고
어떻게 감사하고 사는 것이
참된 삶이라 일러주면서

정말 고운 교향악은
삼악장에서 끝나도 아름다운것
미완성으로 완성된
그대의 삶이여라.

그대 곱던 마음
겸손과 사랑의 표정
많은 사람에게 거저준 사랑의 손길
우리 가슴 깊이 오래 남으리

어둠을 뚫고 밤사이로 오는
찬란한 새볔
천사들 합창 울리고
우리 또한 목소리 높혀
찬양할 그 찬란한 아침
우리 주님 배푸실
그 잔치 마당에서 다시 만나리.

데나리 공원

몇 억년 쌓여온 어름덩어리(Glacier)인데
한 방울 한방울 녹이기 까지
너의 가슴은 얼마나 뜨거웠더냐

그 방울드이 흘러 큰 강을 이루고
흐르고 흘러서 저 바다를 메우기 까지
밤과 낮은 또 몇 만이였드냐

아직 못 태운 심열로
머리에는 하얀 눈덩일 이고 있어야만
너는 가까스로 견디는 거냐.

돌아보지 말고 어서들 가라고
강물 줄기에 손짓하는 너는
정녕 인자한 어머니 모습

키 나직한 풀과 꽃과 숲사이
새들 짐승들 거닐며 할켜도
너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의 젖.

귀 기울이면 들릴것 같은 그의 메세지—
어디선가 살결 노란 에스키모의
사투리가 들릴듯한데

목놓아 어—이 어—이 소리쳐 보면
그 소리 골짝이 골짝이돌아
어느 먼날 누군가의 가슴에
울러나줄까.

오늘의 고향

어제의 고향은
아버지 할아버지가 태여 나신곳

봄볕따라 실버들 몰들면
풀섭에 발배이며
강가로 뒷산으로 헤메여 다녔고
어머니 부르는 소리 석양따라 은은히 들리든곳—

엄하나 정다운 아버지 목소리
정다운 형제자매의 이야기 소리들
지친 날개로 언제나 날라가면
아직도 그대로 있을 정다운 앞뜰
아—지금은 변하여 낯설어진
꿈에나 들려보는 어제의 고향.

오늘의 고향은
우리의 아이들이 태어난 이곳.
거름마 배우던 작은 아파트
새볔잠 깨우던 피아노 연습소리
땀흘려 가꿔온 조출한 일터
오래된 교회당의 찬양과 기도
친구들의 무덤도 늘어만 가내.

이제는 바쁘다 핑계 할날 없다네
어서와서 손잡고 마음들 비우세
삶은 아름답고 귀한것 일뿐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 아끼세

힘차게 이어갈 우리의 전통
연연히 이어갈 우리의 후손
아름다운 내일의 고향을
이곳에 심고 가꾸고 꿈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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